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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구름 흰 구름 Weiße Wolken 아, 보라. 잊어버린 아름다운 노래의 나직한 멜로디처럼 구름은 다시 푸른 하늘 멀리로 떠간다. 긴 여로에서 방랑의 기쁨과 슬픔을 모두 스스로 체험하지 못한 사람은 구름을 이해할 수 없는 법이다. 해나 바다나 바람과 같은 하얀 것, 정처 없는 것들을 나는 사랑한다, 고향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누이들이며 천사이기 때문에. -헤르만 헤세 시집 2023. 12. 19.
깊은 밤거리에서 깊은 밤거리에서 Spät auf der Straße 어둠을 헤치고, 젖은 포석 위에 가로등이 비치고 있다. 이 늦은 시간에도 잠들지 않은 것은 가난과 악덕뿐이다. 잠들지 않은 너희들에게 나는 인사를 보낸다. 가난과 고뇌 속에 누워 있는 너희들에게 어런더런 웃고 있는 너희들에게 모두 나의 형제인 너희들에게. -헤르만 헤세 시집 2023. 12. 12.
적적한 밤 적적한 밤 Einsame Nacht 나의 형제인 너희들 멀리, 가까이에 있는 불쌍한 사람들이여 별의 세계에서 괴로움의 위안을 꿈꾸는 너희들이여 파랗게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향해 참고 견딤을 아는 사람의 야윈 손을 모으는 너희들이여 잠자지 않고 괴로워하는 너희들이여 불쌍한, 방황하는 벗들이여 별도 행복도 없는 뱃사람이여ㅡ 낯설지만, 나와 같은 사람들이여 나의 인사에 답하여 다오. -헤르만 헤세 시집 2023. 12. 11.
부조리 시원찮은 이유를 대면서라도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낯익은 세계다. 그러나 갑자기 환상과 빛을 박탈당한 세계에서, 인간은 자신을 이방인으로 느낀다. -[시시포스 신화]에서 2023. 1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