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의 글픔, 완전한 피폐와 거짓된 체념으로 힘들다. 극히 미세한 거슬림에도 격한 불쾌를 느낀다.
흐느낌을 억지로 억누를 때와 같은 고통. 혹은 진실을 폭로할 때와 같은 고통.
꿈으로 점철된 내 영혼에 체념의 풍경이 펼쳐진다.
단념의 몸짓들이 늘어선 가로수길, 단 한번도 아름다운 꿈으로 꾸어지지 못한 아름다운 꽃들의 화단, 회양목 울타리처럼 고립된 길들을 갈라놓는 모순들, 샘이 고갈된 오래된 연못들과 같은 추측들, 모든 것이 엉망으로 흐트러져 있다가, 복잡하게 뒤엉킨 내 슬픈 혼돈의 감정 속에서 초라하게 등장한다.
-불안의 서
-페르난두 페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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