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재회-헤르만 헤세
JENAM
2023. 12. 7. 14:20

재회
Das Wiedersehen
해는 벌써 자취를 감추고
어슬한 산 너머로 저물어 갔다.
낙옆에 덮힌 길과 또 벤치가 놓여 있는
누런 공원에 불어오는 찬바람.
그때 나는 너를 보고, 너도 나를 보았다.
너는 조용히 검은 말을 타고 와
낙엽을 밟으며 찬바람 속을
조용히 장중히 성으로 돌아갔다.
참으로 서러운 재회였다.
너는 창백하게 서서히 사라지고
나는 높은 울타리에 기대고 있었다.
날은 저물고, 둘은 한마디도 말을 하지 않았다.
-헤르만 헤세 시집